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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4.10.23 [정다운외과] - [Dr. 컬럼] - [중이 제 머리 못 깎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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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이 제 머리 못 깍는다!

의사도 병에 걸립니다.

흔히들 의사는 병이 걸리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병은 예방할 수 있는 종류가 있고 없는 종류가 있습니다. 

그래서 의사분중에 고혈압과 당뇨 등 유전적 성향이 강한 질환은 피해갈 수가 없습니다.

또 한가지 방심하는 것이 있습니다. 

병에 대해 해박하다는 생각때문에 오히려 건강에 신경을 쓰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예방할 수 있는 질환까지도 걸리게 됩니다.

최근에 치루 수술을 받았습니다. 

그간 항문 수술을 많이 했지만 제가 직접 수술 받아보니 남다르게 느끼는 점도 많았습니다. 

내병을 다른 의사에게 치료 받을 수 밖에 없다는 사실이 조금은 씁쓸할 미소를 머금게 합니다. 

치료시 가장 신경 쓰이는 점은 내가 의사이기 때문에 치료를 해주는 의사도 신경을 쓸 수 밖에 없다는 점입니다. 

그러다 보면 치료가 잘되지 않는 경우가 있습니다.

마취를 받기전에 수면제를 투여 받아서 마취나 수술로 인한 고통은 별로 없었습니다.

마취를 받기 전에 잠시 두려움은 있지만 이 과정이 생략된 것입니다. 

수술후 병실로 되돌아 오니 서서히 마취가 깨면서 항문이 화끈거리고 쑤시는 느낌이 들기 시작합니다. 

내 자신도 모르게 항문에 힘이 들어가기 시작하니 아픈것보다 어쩔줄 모르게 만드는 불편감이 밀려듭니다.

이제 무통 주사로 조절해야 하는 시간이 되었나 봅니다.

무통기를 달고 나니 훨씬 수월해졌습니다. 

회복과정에서 이론은 알지만 실제로 닥쳤을 때 대처하는 과정이 말처럼 쉽지는 않았습니다.

특히나 배변이 수월하게 되지 않는것과 방귀를 참을수 없는것 등은 아주 힘들었습니다. 

이제는 환자분께 제 경험을 근거로 해드릴 말씀이 많이 생겼습니다. 

수술 받는것이 하나의 경험이라면 어쩔수 없이 괴롭고 불편한 부분은 생기게 마련입니다.

특히나 수술이라는 과정이 파괴적이다 보니 수술 후 통증 부분은 필수 불가결하게 다가옵니다. 

목표는 수술 과정이나 회복 과정에서 얼마나 이런 불편을 최소화 하는가에 달려 있다고 봅니다. 

과거 공급자 주도의 시대에서는 이런 부분까지 신경쓸 여력이 없었습니다. 

기록에 보면 마취도 없이 다리를 자르거나 수술을 했다는 기록이 있습니다. 

수술 후 통증 조절도 아주 어려웠습니다. 

최근에는 다양한 방법으로 통증을 줄여주는 방법이 개발되어 많은 도움을 주고 있습니다.

결론은 수술이건 다른 치료건 간에 병이 생기면 치료 받아야 한다는 점입니다. 

그간 시간을 내지 못해 또한 병을 조금 안다고 방치해 병을 키운 벌을 달게 받고 있습니다. 



Posted by 칼잡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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