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항문외과 정다운외과 Dr. 컬럼] - [진료실에서 못다한 이야기]



얼마전 자동차 전조등에 문제가 생겨 자동차 정비소에 방문했습니다.
전구값 4,000원 정도에 공임비 8,000원 정도가 청구 되었습니다. 
선진국으로 갈수록 사람이 직접 작업하는 인건비가 상승된다고 하는데, 이제 이런 간단한 작업에도 많은 비용이 소요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막상 큰 기술이 필요로 하는 작업은 아닌데 라는 생각이 듭니다.


진료실에 안면 부위가 찢어진 환자가 방문했습니다. 
출혈 부위를 휴지로 대충 누르고 오셨습니다. 
우선 소독하고 안면 부위라 머리카락보다 가는 실(4,000원 보다 비쌉니다.)로 돋보기로 세밀하게, 세심하게 꿰맸습니다. 

시간도 제법 소요되었지요. 
시술 부위에 덧나지 말라고 항생제 주사도 추가로 투여했습니다.

물론 간호사가 따로 놔줬지요.

문제는 환자가 납부한 치료 비용이 약 9,000원 정도 였다는 점입니다.
환자 입장에서는 자동차 전구를 교체하는 비용보다 적은 비용으로 치료 받았으니 만족하셨을 것 입니다. 
그러나 간호사 월급, 주사약, 꽤매는 실값을 지불하며 병원을 운영하는 저로써는 참 아리러니한 생각이 드는 순간입니다. 

이런 입장이 되기까지 제가 납부한 등록금 만해도 1억이 조금 안되는 비용이 들었습니다.
시간은 의대 6년, 인턴 1년 과정과 전공의 4년 과정 그리고 2년의 전임의 과정의 수련을 거쳤습니다. 
물론 얼굴을 꼬매는 데 꼭 수련 과정을 거쳐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너무나도 고학력에 익숙한 우리나라 사람들이 의대만 졸업하고 바로 개업해서 진료를 보는 사람한테 선뜻 얼굴을 꿰매겠다고 할까요? 

모름지기 품삯이란, 일의 고됨과 어려움도 포함되지만 숙련도와 지식도 포함되는 것입니다. 
정비학원에서 정비사 자격증을 수료하면 아니 그 반대의 경우가 되더라도 기계에 조금만 관심이 있는 성인이라면 할 수 있는 전구 교체 작업보다 못한 품삯은 이해할 수가 없습니다.
또한, 봉합한 부위에 염증이 생기거나 흉터가 심하게 생겼을때 당연히 진료한 의사에게 항의할 것입니다. 
심한 경우 소송에 상당액의 위로금까지 지불할 경우도 생길 것 입니다. 

이런 기회 비용에 대한 배려는 없습니다. 

자동차는 나중에 AS 비용까지 감안하여 가격을 책정하는데 말입니다.
여기에 문제가 있다고 보여집니다. 
적은 비용으로 치료 받아서 만족하실지는 모르나 공짜가 없는 세상 풍조에서 미래에 과연 계속 진료를 할 의사가 있을까요? 

진료를 할수록 손해가 발생하는 구조라면 더 이상 환자를 진료할 수가 없는 것이지요.
실제로 상당수 병원에서 안면부에 찢어진 상처는 꿰매주는 시술을 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고가의 성형외과로 갈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되어가고 있는 것입니다. 
과연 누가 손해일까요... 

여러분 스스로 생각해 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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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칼잡이